한화는 최근 상승세에 있었습니다. 지난주 최강팀 삼성과 1승 1패를 하고 NC와의 주말 경기에서 2승을 챙겨 올 시즌 8승 8패로 5할 승률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한화로서는 2009년 이후 최고의 성적입니다. 그래서 이번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지 관심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한화는 선발 투수로 엘지에 강한 쉐인 유먼을 내세워 그 상승세를 입증하려 했습니다. 유먼은 경기 내내 다소 흔들렸지만 그러면서도 5회말 2아웃까지 2점으로 막고 있었습니다. 한화가 올해 역전승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유먼이 퀄러티 스타트만 해 주어도 역전의 기회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 내내 한화팬들에게 욕을 먹던 정범모가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5회말 2사 풀카운트에 주자도 만루인 상황. 유먼은 컨트롤이 안 되어 결국 밀어내기로 1점을 헌납하고 맙니다. 3실점째. 그런데 아뿔싸 마지막 공이 볼이 아닌 스트라익으로 착각한 포수 정범모는 공을 1루수 김태균에게 던지고 뒤로 돌아 덕아웃으로 향합니다.


당연히 엘지의 주자들은 밀어내기 상황이니 한 베이스씩 주루하고 있던 상황에서 포수가 자리를 비운 것을 알아채고는 냅다 달립니다. 공을 갖고 있던 김태균도 얼른 홈에 던져서 투수 유먼이 받았지만 공도 놓치고 세잎. 결국 4실점째를 기록합니다.


여기는 완전히 승부의 분수령이 됐습니다. 이후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이 경기는 끝내 엘지가 한화에게 10대 0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본헤드 플레이를 보여준 정범모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구요.





여기서 본헤드 없이 잘 막았다면 유먼도 이번 시즌 해 왔던 대로 퀄러티 스타트를 할 가능성이 컸고 한화도 역전을 계속해서 노리고 비록 역전을 못하더라도 엘지의 승리조 투수들을 나오게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시리즈의 첫 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그것도 큰 부분이지요.





헌데 허무하게 한 선수의 실수로 분위기가 완전히 침체되었군요.


한화팬들은 이런 플레이가 나올 때는 불안감이 엄습할 것입니다. 작년까지의 한화는 저런 플레이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꼴찌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죠.


못해서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정신을 놓은 플레이로 지는 것은 타격도 크고 오래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빨리 다 잊고 새롭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도 프로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죠.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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