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1323일 만에 1군 무대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2011년 8월 14일 인천 SK-넥센전이 그의 마지막 승리였는데 오늘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5대3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상대는 넥센이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2011년 8월 17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파격 발언을 했습니다. '시즌을 마치고 물러나겠다'는 뜻의 자진 사퇴 발언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SK 구단은 다음날인 18일 삼성전에 앞서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했고 이만수 감독 대행 체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야인이 된 김성근 감독은 그해 11월 신생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이후 2014년 9월까지 3년 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이끌었죠. 그러나 독립 구단 고양 원더스도 더 이상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허민 구단주가 KBO의 약속파기에 실망하여 더 이상 독립구단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죠. 이후 야인 신분으로 있던 김성근 감독은 2014 시즌 종료 후 한화 팬들의 뜨거운 염원에 힘입어 한화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부임 후 한화는 소위 야신 표 지옥훈련을 이겨내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습니다. 비록 시범경기 기록상으로는 또다시 꼴찌를 기록하게 되었지만 경기 내용이 많이 달라져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죠.





그리고 시즌이 시작된 지금 2경기 만에 승리를 가져갔는데 상대는 작년 준우승에 빛나는 강팀 넥센이었습니다. 1승 1패에 매 경기를 호각으로 끌고간 시리즈는 한화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약팀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특징인 연패는 없었습니다. 더불어 한화 선수들은 김성근 감독에게 무려 1323일 만에 짜릿한 1군 승리를 선물했습니다. 목동구장을 찾은 한화 원정 팬들은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습니다. 





'야신'이 돌아왔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어제 져서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오늘 송은범이 잘 던지면서 그 다음에 투수 운용이 쉬웠던 것 같다. 윤규진은 어제 많이 던져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던져줬다. 어제부터 선수들이 하나가 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한 전날 투수교체가 한 템포 늦었다며 벤치의 실수를 인정했던 그는 "오늘은 두 템포 빠르게 갔다. 어제 넥센을 보면서 빨리 바꾸는 걸 배웠다"며 웃었습니다.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후배 감독에게서 배울 것은 배우는 열린 자세는 정말 갖추기 힘든 인격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야신 본인도 승리가 크게 기뻤는지 승리구를 챙기는 모습도 포착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성근 감독은 '어제부터 팀이 하나가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경기 후 팬들이 감독의 이름을 연호한 것에 '너무 오래 이름을 불러줘서 부담스러웠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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