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나주시 금천면에는 엄청난 견공이 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 녀석은 바로 이 텐순이.
그레이트 데인이란 견종인데 개들 중에서 가장 큰 종으로 알려져 있는 그놈입니다. 다들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몸무게는 60kg이 넘고 그 압도적인 비주얼에 마주치면 공포에 휩싸여 얼어버리기 일쑤일 것입니다.
하지만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이 녀석은 사람을 좋아하는 천방지축 애교쟁이.
애교쟁이이긴 한데 덩치가 너무 크다 보니 웬만한 사람들은 감당이 안 됩니다. 주인도 이렇게 가죽으로 무장을 해야 좀 스킨쉽을 나눌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발톱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는군요.
이 둘은 부부인데 남편 존은 얌전합니다. 근데 유독 이 텐순이는 목줄도 풀어버리고 도망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남편 존이 탈출을 막아보려 하지만 텐순이가 으르렁 대며 반항하면 존은 꼼짝 못합니다.
텐순이는 이제 막 심어 놓은 모를 망치기도 하고 닭장을 습격하기도 합니다. 또 동네사람들을 만나면 반갑다고 들이대지만 그 큰 덩치를 막 들이대니 피해다니기 바쁩니다.
텐순이의 주인은 사과하기 바쁘고 망친 모를 복구하느라 자신의 농장일도 못하고 시간을 허비해야 합니다.
주인은 젊은 귀농부부로서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데 농장을 지키게 하기 위해 이 그레이트 데인 부부를 키우는 것입니다. 근데 반대로 주인이 개를 지키느라 애를 쓰게 되었네요.
동물행동교정전문가 이찬종 씨의 조언을 보면 그레이트 데인은 근육이 상당히 발달한 견종이라 에너지 소비가 잘 이루어져야 한답니다. 근데 너무 묶어 놓으려고만 하면 욕구 발산이 잘 안 되어 자꾸 탈출하려고 하고 말썽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레이하운드 경기장에 데려가서 한번 신나게 달리게 해 봤는데 고작 1키로 정도를 달리고는 쓰러져 버립니다. 역시 덩치 때문일까요.
숨쉬는 걸로 봐서는 거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한 것 같습니다 ㅎㅎ 이 정도면 에너지를 소비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대형견은 다시 힘을 충전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그동안은 꼼짝없이 얌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제 목줄도 절대 풀리지 않는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이 목줄을 제작한 사람의 말에 의하면 착용감도 편하고 절대 풀 수가 없다고 확신하는군요.
이번 케이스도 역시 개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개들은 그냥 본능에 충실할 뿐이고 그런 개들을 다루는 법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이죠.
텐순씨! 동네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견공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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