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 길가에는 항상 한 강아지가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오토바이, 차량 등이 나타나면 쪼로록 달려가서 살펴보고 냄새를 맡아 봅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을 때는 망부석처럼 앉아 길가를 보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눈빛을 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그렇게 길가에 있지만 밤에는 어느 집으로 가서 밤을 보냅니다. 편하게 있는 걸로 보아 자신의 집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 강아지의 이름은 뚱이입니다. 그렇게 뚱뚱하지는 않은데 왜 뚱이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싶은데요. 아무튼 뚱이는 지금 주인인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날 이웃에 사는 고모에게 큰딸의 전화가 왔는데 할머니가 반나절 이상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가 보니 아무도 없었고 뭔가 일이 있나 싶어 마을 사람들과 경찰들이 할머니를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산밭 아래쪽을 찾고 있는데 뚱이가 나타나서 고모님을 비롯한 사람들을 산으로 이끌더랍니다. 그래서 뚱이를 따라가 보니 산속에서 할머니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경찰들은 할머니를 구조하여 경찰차에 태우고 떠나려는데 뚱이도 같이 타려고 해서 못 타게 하고 떠났고 뚱이는 경찰차를 뒤쪽으며 달려가다가 차를 시야에서 놓쳤던 바로 그 자리가 뚱이가 망부석이 되어 지키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이후 뚱이는 할머니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게 되었고 사람들이나 차량이 오갈 때 검문하며 살펴 보았던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도 그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아마 다들 영화 '하치이야기'를 떠올렸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미국에서 리차드 기어 주연의 영화로 만들었던 충견 하치의 이야기.


하치도 매일 같은 장소에서 주인을 기다렸는데요. 뚱이도 마찬가지로 매일 같은 장소에서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군요.



가족이나 경찰의 말에 따르면 할머니가 병원 도착 후 3일 쯤 뒤에는 종종 의식이 돌아오기도 했었다는데요. 그때마다 뚱이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후에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 뚱이는 고모할머니와 경찰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데요. 할머니가 입었던 옷을 가져다 놓으니 역시 할머니의 냄새가 배어서인지 좋아합니다.



뚱이가 할머니의 실제 냄새를 맡으며 좋아할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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