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쓰레기를 집에 모아온 사연이 종종 방영되었었는데 이번은 가히 역대급이 아닌가 싶은 정도의 엄청난 쓰레기집이 나왔습니다.



광주광역시의 어느 동네에는 한 2층집이 쓰레기가 모이다 못해 아주 쓰레기장이 되어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이 관찰을 해 보니 사람이 나오는데 2층에서 간신히 몸을 빼내어 1층 대문도 가까스로 빠져나옵니다. 그 정도로 쓰레기는 온 집안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집에서 나온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취재팀이 말을 걸자 화를 냅니다. 그러나 이내 대화가 가능했는데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노부부가 취재를 허락하여 집안을 간신히 들어가서 살펴보니 밖에서 보는 것 보다는 더욱 엄청나게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각 방을 이동할 때에는 거의 기어다녀야 하고 부엌이나 화장실에도 쓰레기는 쌓여 있고 물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쓰레기가 너무 많다 보니 1층은 사용할 수가 없고 2층에서 생활하는데 그마저도 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위험하고 빗물까지 새는 상황이었습니다.


집안에는 아들도 있었는데 대화를 나누어 보니 횡설수설 하는 것이 정상 같지가 않았습니다.



노부부와 아들 세 가족은 밥을 먹을 때에도 쓰레기 더미의 한가운데 간신히 모여 밥을 먹으며 삽니다.



큰아들을 수소문하여 만났는데 얘기를 들어 보니 17년 전 동생이 대학을 졸업했을 무렵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합니다. 그 충격으로 아버지도 변하신 것이라 말합니다.





그때부터 쓰레기를 수집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고 이제는 감당이 안 되는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 스스로도 이젠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진퇴양난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취재 중 할머니가 기침을 많이 하는 것이 뭔가 몸에 이상이 있는 듯 하여 병원에서 검진을 받기로 합니다. 노부부가 같이 검진을 받았는데 할머니는 역시 심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심장 주변에 물이 차서 빨리 수술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원인은 역시 청결하지 못한 집안 환경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제야 정신이 든 모양입니다. 자신 때문에 할머니가 이렇게 되었다며 자책하였고 앞으로는 쓰레기를 모으지 않겠노라 다짐하였습니다. 역시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집을 치워야 하는데 중장비까지 사용하고 동원된 자원봉사자만 226명. 3일 간 작업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고 치운 쓰레기의 양은 무려 150톤이었습니다.


그동안 할머니는 수술을 받았고 할아버지도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아들도 입원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수술이 잘 되어 깨끗해진 집에 다시 돌아온 노부부는 감동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치우고 보니 참 좋은 집이었네요.


이번 역대급 쓰레기집은 탐욕이나 이기적인 마음을 먹고 벌인 일이 아닌 마음의 병을 얻은 우리 이웃의 도움 요청 신호였습니다. 처음 쓰레기가 쌓일 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면 17년 동안이나 저런 상황으로 살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웃들이 집들이를 온 모습을 보니 이제 안심해도 될 듯 합니다. 지금 웃고 있는 노부부의 얼굴이 그대로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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