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에서 휴대폰 명의도용 문제를 다뤘는데 생각보다 심각하고 바로 내가 당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의 한 휴대폰 대리점에서 휴대폰 명의도용이 대량으로 발생했습니다.



단통법 시행 초기 제법 솔깃한 조건의 휴대폰 개통 홍보를 따라 새 휴대폰을 개통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또 다른 휴대폰이 개통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에이징이라는 방식의 휴대전화 개통이 문제였는데 에이징은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새로운 번호로 새 휴대폰을 개통하고 자신이 쓰던 번호를 새 휴대폰에 적용하여 쓰고 새 번호는 버리는 방식이죠.


그런데 바로 그 새 번호를 문제의 그 대리점이 악용하여 다른 휴대폰을 개통해 버린 것입니다. 적게는 1대에서 많게는 5대까지 몰래 개통했다고 하니 엄청난 일이죠. 1대를 개통하고 그거를 또 번호이동을 시켜서 폰을 늘려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대리점주는 구속되었는데 피해자는 200여 명이었으며 피해액은 4억여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폰들은 이른바 '대포폰'으로 팔리는데 거의 대부분 범죄에 이용된다고 합니다. 이런 대포폰을 30만 원 정도에 사 간다는데 명의자가 정지해 버리면 못 쓰는 것을 30만 원이나 주고 구입하는 건 범죄 용도 아니면 생각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이런 명의도용 피해자들은 일단 통신사에 하소연하며 명의가 도용됐음을 알리지만 통신사는 배 째라로 나옵니다. 에이징은 새 번호를 만드는 것에 고객이 동의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도용이 아닌 대여로 본다는 입장입니다. 환장할 일이군요.


피해자들은 금전적인 피해만 당한 경우도 있지만 금액 피해 뿐만 아니라 실제 도용폰이 범죄에 이용된 경우에는 경찰서에 불려가서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이중 피해를 당하기도 합니다.



경기도의 최모 씨는 자신의 명의를 도용하여 개통된 휴대폰으로 어떤 놈이 중고나라 사기를 쳐서 여기 저기 경찰서를 출석하느라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중고나라 사기 아시죠? 중고 물품을 싸게 내놓고 걸려든 사람들에게 돈만 받고 잠적하는 방식이죠. 당한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를 할 테고 연락을 주고 받았던 휴대폰 번호의 명의자부터 조사하는 것이 상식이므로 결국 도용당한 피해자만 고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피해자는 개명 신청도 했고 집도 이사했습니다. 인터넷도 아예 안 한다네요. 명의도용 때문에 개인 정보가 샐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얼마나 지긋지긋하면 그랬겠습니까.


보이스피싱이 큰 문제인데 휴대폰 명의도용 문제도 심각하군요. 보이스피싱도 결국 휴대폰 명의도용과 연관된 사기죠.


당국이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본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수시로 다른 폰이 개통된 것이 있는지 확인해야겠고 개인 정보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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