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동쪽으로 옆에 있는 작은 섬 죽도에 사는 한 부자(父子)의 이야기가 2004년 8월에 '부자의 섬'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어 15.2%라는 높은 시청율을 기록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주인공 중 아들인 김유곤 씨가 지금 46세인데 드디어 장가를 갔다고 합니다.




두 부자는 1만평 정도의 더덕 밭을 가꾸는 사람들이었는데 방송에 나가고 난 뒤 워낙에 낭만적으로 보이니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특히 그 당시에도 이미 노총각이었던 김유곤 씨를 장가 보내기 위해 적잖게 중매도 들어온 모양입니다.


하지만 인연이 닿은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거의 결혼이 성사될 뻔하기도 한 적은 있었지만 방송에서와 다르게 섬 생활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죠. 엄연히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기에 일을 많이 해야 하고 밤이면 칠흙 같은 어둠이 깔리고 파도소리만 들리는 알고 보면 매우 적막한 섬이란 곳이 도시 사람들에게는 잠시 머물 때는 재밌겠으나 막상 살려고 하면 쉬운 결정은 아닌 그런 곳이죠.





김유곤 씨의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2008년 작고한 모양입니다. 세상을 떠나면서도 결혼도 못하고 혼자 섬을 지키며 살아갈 아들을 걱정했다네요. 그럴 만도 하죠.




그런데 웬일 오랜 친구의 처제와 큰 기대도 하지 않고 선을 봤는데 천생연분인지 그만 둘이 눈이 맞은 것. 세 번째 만남에서 결혼을 약속하고 만난 지 41일 만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빠르다 빨라 ㅎㅎ 그도 그럴 것이 여자분도 나이가 꽉 찬 41세의 신부랍니다. 신부는 도예가인 이윤정 씨.




섬 생활은 아직 힘들기는 해도 재밌다는군요. 특히 농사꾼인 남편과 함께 사는 할아버지를 위해 식사 3끼와 새참 2끼를 준비하는 일이 정신없다는데 정말 그럴 겁니다. 농사나 공사장 막일이나 비슷한데 식사 외에 새참을 2번 먹어야 합니다. 점심 먹기 대략 3시간 전과 3시간 후 각각 뭔가를 먹어줘야 힘을 내서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보통 한 번은 면종류, 한 번은 빵과 음료 정도면 됩니다. 그런데 저곳은 섬이다보니 그런 것은 없을 것이고 창조적으로 준비해야 하니 더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섬에서 나는 온갖 푸성귀로 안 해본 음식이 없다는군요.




식사와 새참을 준비하고 틈틈이 2층에서 재봉틀을 돌려 필요한 것을 만든다는데 방송은 신부의 섬 적응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군요. 그리고 아무래도 연애 기간이 짧았으니 결혼 후 실질적인 연애를 하는 셈이 되겠죠. 그런 면도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염장주의.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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