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란 아이들이 있습니다. 필리핀으로 사업차 혹은 관광차 방문한 한국 남자들과 현지 필리핀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말합니다.


이 아이들의 친부인 한국 남자들은 한국으로 떠난 뒤 연락을 끊어 버리기 일쑤이고 필리핀 여성은 미혼모로서 아이를 힘들게 키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그렇게 태어난 코피노가 필리핀에만 약 1만 여 명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니 가히 엄청나다 할 수 있군요.



취재진이 필리핀 세부에 위치한 빈민가에 가서 코피노들과 그 엄마들을 만났는데 코피노들은 딱 봐도 아빠가 한국 남자겠구나 싶은 외모를 가졌습니다.



사연들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필리핀에 왔던 한국 남자와 사귀게 되었고 아이까지 가졌는데 아이를 낳기 직전 혹은 낳고 난 후에 한국으로 떠나서는 연락을 끊어 버리는 것입니다.


정말 부끄러운 한국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는데요. 최근 이러한 코피노 맘들을 돕기 위해 한 단체가 생겼습니다.



WLK(We Love Kopino)라는 곳인데 돕는 방법이 굉장히 저돌적입니다. 웹사이트를 열고 코피노의 한국 아빠들의 신상을 사진과 함께 공개해 버리는 방식입니다.


당사자들로부터 당연히 연락이 올 것이고 그렇게 합의를 유도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에게는 소송을 겁니다.





현재 26명을 공개하여 17명의 코피노 아빠들을 찾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방식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어쨌든 개인의 신상을 까 버림으로써 명예훼손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이에 대해서는 찬반이 나뉘는 모양입니다.



한 변호사도 명예훼손이 맞으며 더불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처벌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설립자인 구본창 씨는 계속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저히 코피노 맘들을 도울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신상을 알아야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데 한국 아빠를 찾는 방법은 스스로 연락이 오도록 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결국 공익적 차원을 가장한 돈벌이 수단일 뿐 아니냐는 비판을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구본창 씨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로펌 즉 변호사들이 나서야 소송이 되는데 돈 없이는 변호사들이 나서지를 않는다는 것이죠.



이 사업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우선 코피노 맘과 계약을 하고 한국의 친부에게 소송을 겁니다. 거기서 합의까지 이르면 합의금의 절반을 로펌과 WLK가 반씩 갖는 형식입니다.


WLK 관계자는 지금 50%의 수수료가 좀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초반이라 어쩔 수 없고 가능하다면 차후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자신들은 선수금을 받지도 않는 철저한 후불제이고 소송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하여 여러가지로 위험 부담이 있는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변호사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필리핀 현지에서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1만 여 명이라는 코피노의 숫자가 이들의 흥미를 끌 만하겠죠.


근데 이 문제가 한국 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미군 부대 때문에 미군도 이러한 문제가 있는 듯 하고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문제들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이 문제로 인해 무언가 장치가 제도로서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군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국 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한국도 우선 일본처럼 코피노 맘들이 인지청구를 쉽게 하고 친자가 확인되면 국적 부여와 여러가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필리핀에 가서 아이를 쉽게 버리고 오는 것 만큼이나 쉽게 친부를 찾게 해 주는 대응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WLK의 웹사이트 신상 공개 방식이 너무나 화끈하여 대놓고 찬성은 못하겠습니다만 심정적으로는 응원하고 싶습니다. 코피노 파파들의 잘못이 분명하니까요.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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