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의 용병 투수 루카스 하렐이 타석에 선 최준석에게 모자를 벗어 사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5월 22일 엘지 vs 롯데 경기 중 최준석의 첫 타석에서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는데 루카스가 최준석을 상대하면서 투스트라익을 잡을 때 주자가 없는데도 와인드업이 아닌 퀵모션으로 던져서 카운트를 잡았습니다. 최준석도 당연히 당황했을텐데요. 이후에는 다시 와인드업으로 던졌구요.



그런데 카운트가 3-2 풀카운트가 되었을 때 투수의 투구가 약간 지체되는 듯 하여 최준석이 타임을 걸었는데 주심이 약간 늦게 받아주어 루카스가 투구를 할 뻔했던 것이죠. 이런 일은 흔하게 발생하는데 투수인 루카스는 기분이 상했었나봅니다.



그 타석의 결과는 삼진이었고 루카스는 돌연 이상행동을 합니다. 최준석의 홈런 세레모니를 따라한 것이죠. 자신의 삼진 세레모니로 상대 타자의 홈런 세레모니를 따라한 것입니다.





투수가 삼진 세레모니를 할 때가 있기는 한데 결정적인 위기를 탈출했을 때에나 나오는 세레모니를 9:0으로 크게 앞서고 있고 더구나 이닝을 마치는 삼진도 아니었는데 상대 타자의 홈런 세레모니를 따라한 것은 분명 조롱과 도발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뭐 미국이었다면 타자는 바로 달려들었을 것이고 벤치 클리어링으로 발전했겠죠. 하지만 최준석은 덕아웃에서만 뭔가를 던지며 분풀이를 했을 뿐 더 적극적으로 화를 표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엘지의 덕아웃에서는 루카스에게 그 행동은 잘못되었음을 설명했을 것이고 루카스는 다음 타석에서 최준석을 만났을 때 모자를 벗고 사과를 표했습니다. 아마도 그 세레모니의 뜻을 듣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구나 하고 느꼈을테죠.


그 세레모니에 관하여 지난 3월 미디어데이 때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진행자인 배지현 아나운서가 팬의 질문을 읽어주었는데 '최준석의 세레모니는 족발 2인분이라는 뜻이냐'는 것이었죠. 장내는 웃음이 터졌고 최준석 본인도 크게 웃었지만 이내 최준석의 설명을 듣고 장내가 숙연해지며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그 세레모니의 뜻은 중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홈런을 바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의미를 덕아웃에서 듣고 루카스는 자신의 실수를 깨닳았을까요. 아니면 마지못해 사과의 제스쳐를 취했을까요.


팬들은 당연히 루카스의 행동에 대해 질타하는 분위기입니다. 롯데팬들은 물론 엘지팬들도 루카스를 나무라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성적이 좋지 못한 용병이기 때문에 더욱 욕을 먹고 있죠.


루카스는 굉장히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진 듯 보입니다. 볼 판정 하나하나에 리액션이 있을 정도이고 흥분을 잘하는 타입이더군요. 과연 루카스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최준석의 홈런 세레모니는 지나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워낙에 걸음도 느려서 홈런 후 베이스를 천천히 도는데 홈에 도착해서 세레모니까지 하니 투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죠. 엔씨의 테임즈처럼 덕아웃에 가서 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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