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 대진, 초도 어촌계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때는 바로 4월입니다. 4월부터 12월까지 허락된 저도 어장이 비로소 열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해산물을 수확하는 사람들은 세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돼지 비계를 미끼로 해서 문어를 잡는 사람들이 있는데 혼자서 배를 몰고 다닙니다.



또 한 부류는 역시 해녀들이죠. 해녀들이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도 아주 많은가 봅니다.



가장 인원이 적은 부류는 '머구리'로 알려진 잠수부들입니다. 한창 많을 때는 한 50여 명 있었다는데요. 그 위험성과 힘들다는 점 때문에 많이들 떠나서 지금은 이 어장에는 한 7명 있습니다. 잠수 장비가 40kg 정도 되기 때문에 저렇게 동료들이 입혀 줘야 합니다.



어장이 열리는 첫날 새벽에 준비들을 마치면 출발선에 집결합니다. 여기서 작업을 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날은 140여 척의 배가 나왔답니다. 해경이 하나하나 점호를 하고 아침 6시 정각에 신호를 해 주면 마치 경주를 하듯이 배를 몰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갑니다.


자리를 잡으면 이제 각자 고된 채취 작업을 합니다.



해녀들은 주로 자연산 미역을 채취하는 것 같은데 값이 상당하다네요. 그리고 간혹 문어가 보이면 냅다 잡는 것이죠. 문어 이놈이 키로당 2만원 내외로 비싼데 이 해녀는 2마리나 잡았네요. 이 문어는 대왕문어로 아주 큰 놈이어서 오늘 아주 운이 좋은 거랍니다.



머구리 작업배는 배를 모는 선장과 물속에 들어가는 머구리와 보조 이렇게 세 사람으로 구성되는데 수확물은 세 사람이 나누어 가진답니다. 나누는 비율에 관해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머구리는 주로 비단멍게를 채취하는군요. 해삼이나 문어도 보이면 잡구요. 비단멍게는 수심이 깊은 곳에 있어서 머구리가 아니면 채취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올라갈 때는 30분 정도가 걸릴 정도로 천천히 올라갑니다. 안 그러면 잠수병에 걸리기 상이라죠.



저곳이 어장 한계선 표시인데 저길 넘어가면 북한 지역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위험하니 못 가게 합니다. 간혹 넘어간 배를 불러서 되돌리곤 합니다.



작업들이 끝나면 항구의 어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혼자서 돼지 비계를 미끼로 잡은 문어의 양이 무려 150kg입니다. 대략 300만원 정도네요. 맨날 이렇게 잡히면 좋겠지만 이날은 어장이 열린 첫날이라 그런 것이고 다음날부터는 점점 줄어듭니다.



머구리 작업배의 경우 오늘은 수확이 좀 적은 눈치인데요. 총 150만 원 정도를 수확한 것 같네요. 셋이서 만일 똑같이 나눈다면 50만 원 정도 되네요. 역시 문어가 좀 보너스로 잡혀야 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옛날에는 명태어장이었다는군요. 그때 문어는 싸서 무게도 재지 않고 그냥 팔았대요. 근데 문어값이 금값이 되고 부터는 문어는 아주 귀한 존재가 되었다고 하네요.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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