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에 강아지 한 마리가 포대에 담겨 생매장된 채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죠.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그 사건은 2주 정도가 지난 후 어느 119 구급대에서 자신들이 그랬다며 당시에는 강아지가 죽은 줄 알았다고 하여 사건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더 잘 살펴서 살아있음을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다들 어느 정도 이해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은 119 구급대에서 그랬다고 하니깐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노력은 아마도 동물 구조는 119의 업무가 아님에도 사람들은 동물 구조 신고를 너무 많이 해서 119 대원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부채 의식이 있는 까닭이겠죠.

 

아무튼 생매장 사건이 알려진 날과 2주 후에 119의 발표가 나고 강아지가 건강을 되찾고 주인의 품에 다시 안기게 될 때까지의 과정을 TV 동물농장에서 담아내어 이번에 방영이 되었습니다.


방송을 보니 사건의 시작은 견주들의 문제였습니다.


생매장 강아지의 이름은 초롱이였고 같이 사는 다른 강아지는 아롱이인데 이 두 강아지들을 엄마와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아직 배변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변이 난립하는 상황이 잦았고 아빠는 스트레스가 심했겠죠. 아빠가 보여준 사진들을 보니 침대에도 변을 보았던데 이런 문제들로 인한 갈등이 고조되어 결국 아빠는 초롱이와 아롱이를 입양시킬 생각으로 데리고 나가 버렸던 모양입니다.





일단 지인의 공장에 둘을 묶어 두었는데 밤 사이에 초롱이는 줄을 이빨로 끊고 아롱이는 몸을 빼 내어 탈출해서는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것이죠.


근데 이 녀석들이 찻길에서 위험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누군가 119에 신고를 했고 구급대가 출동했는데 그 상황에서 쉽게 잡혀 주는 강아지들은 없죠. 초롱이와 아롱이는 구급대를 보고 도망치다가 초롱이가 그만 차에 치었다는군요.


구급대가 초롱이의 상태를 살폈는데 호흡도 없고 분명 죽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포대에 넣고 묻어 주는 것을 선택했고 근처에 묻고 떠났는데 다음날 주민들에 의해 포대 안에서 끙끙대는 초롱이가 발견되었던 것이죠.



아롱이는 다음날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생매장 되었다가 구조된 초롱이도 힘든 사투를 벌이다 다행히 건강을 되찾아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주인을 만나자 정말 반가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더군요.


이번 일로 119 구조대를 탓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119는 동물 구조대가 아닙니다. 따라서 관련 메뉴얼이 있을 리가 없고 자신의 관찰로 판단하여 죽었다고 생각하고 매장한 것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해당 구조대원도 강아지가 살아있다는 어떤 하나의 반응이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묻지는 않았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냥 초롱이가 다시 살아난 것이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합니다.


또한 초롱이 엄마분도 남편분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배변훈련 방법을 배워서 강아지들이 남편분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들이 되도록 했으면 싶네요.



기적 같이 살아난 초롱이가 가정의 평화도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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