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생활하는 나이 어린 소년으로 보이는 의문의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팀이 출동했습니다.



장소는 구로구의 한 야산인데 주민들의 얘기로는 일정한 시간에 거의 같은 경로로 이동하며 먹을 것과 이불 등을 들고 산을 오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민들과 같이 올라가 보니 마침 그 소년이 있었습니다만 얘기 좀 나누려 했더니 도망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소년이 머물렀던 곳을 가 보니 돗자리 같은 바닥재가 깔려 있고 이불과 그것을 덮는 비닐이 있었습니다. 딱 봐도 허술하긴 하지만 사람이 머무는 곳 같았습니다.


저는 처음엔 여기까지 봤을 때는 나는 자연인이다 소년 버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가 나는 자연인이다를 꼭 챙겨보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런데 그 주변에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있었는데 먹을 것이긴 하지만 거의 쓰레기들이었습니다. 즉, 음식물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산골생활은 아니고 거지생활에 가까워지는 순간입니다. 소년의 거지생활이라면 이건 정말 심각한 일이죠.



카메라를 설치하여 관찰해 보니 앳된 얼굴의 소년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행동을 잘 보니 지적장애가 있음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더구나 음식물쓰레기 봉투에서 음식을 꺼내 먹는 충격적인 장면까지...



제작진은 더 적극적으로 만나서 얘기해 보기로 하고 소년이 머무는 장소를 급습했더니 많이 당황하던 소년은 이내 도망가 버립니다.



계속 수소문해 보니 그 지역 사람들은 많이들 알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종종 공원 등지에 나타나 쓰레기를 뒤지고 다닌다는 것이죠. 드디어 그 아이를 안다는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아랫집에 사는 아이라네요.



그 집을 찾아가 보니 한 아저씨가 있있고 자신의 아들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여기까지 봤을 때 저는 이건 아동학대가 아닐까 상당히 의심을 거둘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아빠도 해 볼 만큼은 다 해 보았던 상황이더군요.





얘기를 들어 보니 아이는 지적장애 1급인 장애우였고 이름은 원제희였습니댜. 이혼 후 남매를 홀로 키우다 보니 아빠 생계를 위해 나가서 일을 해야 하고 제희는 누나가 엄마처럼 돌봤지만 누나도 고등학생이 되고 부터는 아무래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 제희는 혼자 있어야 하니 집 밖에서 문을 잠그고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혼자 있다가 가출해 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창문도 창살로 막고 문에도 경보기까지 달았지만 어느날 가족이 모두 잠자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작은 창문으로 가출해 버리고는 몇 달째 이렇게 된 것이랍니다.



이미 경찰에 실종신고도 되어 있으나 못 찾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산에서 거지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을 때에는 아빠의 심정이 어땠을 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희가 다니는 경로에서 지키고 있다가 구조했더니 처음엔 많이 무서워하다가 아빠를 보자 안정을 금방 찾았습니다. 집으로 데려와 씻기고 따뜻한 밥을 먹이니 아주 좋아합니다. 영락없는 아기네요.



병원에서 검진을 해 보니 다행히 몸에 별 이상은 없다고 하는 거 보면 참 생존능력은 우수한 것 같네요. 서너살 정도의 정신연령이라는데 움막은 아니어도 나름 누울 자리를 만든 것과 어떻게든 먹을 것을 구해다 먹으며 살았다니 대견하네요.


제희야 이제 집 나가지 말고 뜨신 밥 먹고 가족들과 잘 살으렴.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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