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에 희한한 닭이 한 마리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가 출동하였습니다.



처음엔 닭이 대단해 봐야 얼마나 대단하겠나 싶었는데요. 첫인상도 뭐 그냥 그랬습니다. 닭의 이름은 삐삐인데 주인의 어깨에 올라타고 내려오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뭐 이 정도는 별거 아니죠.



다음엔 주인 아주머니가 오토바이를 몰고 집으로 가는데 닭은 그때에도 주인의 어깨에 있습니다. 오호~ 조금 대단하긴 하네요? 시속 60키로로 달리는 상황에서도 주인의 어깨에서 자세를 잡고 날라가지 않는 것은 분명 대단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바람의 저항을 덜 받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날개로 방향도 잡아 가며 기술적으로 앉아 있네요.


하지만 이 정도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정도인가? 하고 의문이 아직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의문은 이제 슬슬 걷히게 되는데요.



식당을 운영하는 아주머니가 일을 하는 내내 삐삐는 어깨에서 잠시도 내려오지 않습니다. 발톱 때문에 아프지 않을까 싶지만 그 또한 삐삐의 배려 덕인지 아프지 않다고 하네요.



아주머니가 식사를 할 때 삐삐에게도 밥을 주는데 마치 강아지처럼 기다려! 라는 명령어를 알아듣고 기다릴 줄 압니다. 먹이를 앞에 두고 기다리라는 명령에 복종하도록 하는 건 강아지들도 상당 시간을 훈련시켜야 가능한 일이죠. 그걸 지금 닭이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도 저는 인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놀랍지는 않으나 우리가 멍청함의 대명사로 통했던 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하니까요.








아주머니는 삐삐에게 이제 밥을 먹었으니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정말로 삐삐는 화장실로 갑니다 ㅎㅎ 다음엔 변기 위로 올라가라고 하니 훌쩍 뛰어 변기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엉덩이를 돌리라고 하자 쉬육~ 돌려 자세를 잡는 삐삐 ㅋ 그러고는 이내 집중하더니 닭똥을 툭툭 쌉니다.





조류 전문가 조삼래 교수가 와서 보고는 역시 놀랍니다. 자신이 가졌던 편견이 무너지는 순간인 것 같았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삐삐의 지능을 살펴보기 위해 동물행동심리학자인 한준우 교수가 와서 몇 가지 실험을 하였습니다.






서럽 안에 있는 땅콩을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에서 확실하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리를 들면 먹이를 먹을 수 있게끔 신호를 주며 먹이를 주자 삐삐는 먹이를 얻기 위해 다리를 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케이스들을 볼 때 삐삐는 천재 닭이 맞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삐삐가 천재라고 공인인증까지 받았으니 아주머니는 얼마나 기쁠까요. 아주머니는 삐삐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목욕도 시키고 잠도 같이 잡니다. 닭은 새벽에 우는 거 아시죠? 알람 역할까지 해 줍니다 ㅎㅎ




삐삐는 현재 유부남입니다. 알을 품고 있는 각시인 뽀삐가 있지요. 알에서 삐삐 2세들이 태어나길 기다리는 아주머니는 가족이 늘어날 생각에 정말 들떠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렇게 영특한 닭이 있다니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입니다.





Posted by 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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