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일이 찍찍이와 짝짝이의 열쇠집 생존기, 열쇠집의 손님 직박구리의 놀라운 모정
이번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동물 관련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 아주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느 열쇠집은 이 무더운 여름에도 문을 열고 지내며 에어콘도 틀지 못하는데요. 이유는 바로 이 새끼 새 찍찍이 때문입니다.
찍찍이라는 이름은 열쇠집 주인이 하도 찍찍 울어서 이름을 찍찍이라 지었는데요. 어느 바람 많이 불던 날 가로수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새끼 새를 주워서 가게 안에 들여놓았습니다. 혹시나 하여 문을 열어 놓았더니 놀랍게도 어미 새가 날아 들어와서 먹이를 주더랍니다.
그때부터 이렇게 날이 무더운데도 에어컨도 틀지 못하고 문을 열어 놓고 살게 된 것입니다. 작년부터인가요. 모든 영업소들은 에어컨을 틀려면 문을 닫고 틀어야 합니다.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어 놓았다가 적발되면 고액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즉,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줄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아야 하기에 에어컨을 못 틀다 보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지내는 것입니다.
가게 안에 사람들이 여럿 모여 있어도 어미 새는 먹이를 물어다 주고 심지어 새끼를 손에 올려 놓고 있어도 들어와서 먹이를 줍니다.
새 전문가인 조삼래 교수에 의하면 이 새는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인 직박구리이며 모성애가 아주 강해서 이렇게 목숨을 걸고 새끼를 키우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혹시 다른 새끼도 있지 않을까 하여 주변을 수소문해 보니 역시나 있었습니다. 찍찍이를 주웠던 비슷한 날에 다른 새끼를 주운 사람이 있었고 지금 동물병원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쇠집 주인이 찾아가 보니 찍찍이와 똑같이 생긴 놈인 걸로 보아 찍찍이의 형제가 틀림없다고 확신합니다. 동물병원의 의사도 둘이 같이 있는 것이 낫다고 하여 찍찍이가 있는 곳으로 데려왔습니다.
새로 온 녀석은 박수를 받으며 왔다며 짝짝이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처음엔 서로 경계를 하더니 이내 둘이 꼭 붙어 지냅니다.
이제 과연 어미 새가 짝짝이를 알아보느냐 하는 문제만 남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새끼가 1마리 늘은 것을 보고 들어오는 것을 주저하더니 돌아가 버립니다.
그러더니 어디서 아빠 새와 같이 오더니 마치 아빠 새가 검사를 하는 듯 새끼들을 살펴봅니다. 아빠 새가 오케이를 했는지 이제 비로소 어미 새는 짝짝이에게도 먹이를 줍니다.
직박구리도 이렇게 부부로 짝을 이루고 새끼도 같이 키우나 봅니다. 신기하네요.
이제 새끼 새들도 독립할 때가 됐는지 날아오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래서 조삼래 교수의 조언대로 숲속에 새끼들을 놓아주기로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며칠은 더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연습을 하는 동안에는 먹이를 받아먹어야 한다는군요.
하지만 이 숲은 열쇠집과 500미터나 떨어진 곳인데 과연 어미 새가 찾아올 수 있을까 걱정들을 했는데 과연 모성애가 강한 직박구리! 어미 새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먹이도 줍니다.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군요.
새끼 새들에게 잘 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열쇠집 주인 내외분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훈훈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열쇠집에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고 짝짝이를 주워서 병원에 데려다 준 사람도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